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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간의 정기를 먹는 요괴 공주 ‘화요’,
요괴를 토벌하는 인간 황자 ‘구휼’.
혼인이라는 이름 아래 두 사람이 서로의 볼모가 되던 날,
대홍국에는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.
“첫날밤 소박맞은 신랑의 기분이 어떤지,
이 찜찜하고 불쾌한 밤을 홀로 잘 누려 보시오. 구휼 황자.”
그러나 혼인 직후, 대홍국에서는 괴이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.
엉망으로 찢기고 장기마저 사라진 시신들.
가신들은 요괴인 화요가 인간의 정기를 탐내 저지른 짓이라 손가락질한다.
설상가상으로 정기가 부족해 쓰러지기까지 한 화요.
위기에 몰린 그녀에게, 구휼은 뜻밖의 말을 건네는데……
“그대는 사흘이나 쓰러져 있었다. 혹 내 정기가 그대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건가?”
“…그렇다면?”
“날 이용하라. 내가 먹혀 주겠다고. 당신에게.”
***
“망할 자식이라, 내 어디에서도 들어 본 적 없는 말이거늘.”
“그래? 앞으로 종종 듣게 될 거야. 내게서 말이지.”
거침없는 언변이 참으로 매력적이군.
구휼은 그대로 상체를 숙여 화요와 시선을 마주쳤다.
인상을 찌푸린 화요가 고개를 돌려 버리자, 그녀의 턱을 조심스레 그러쥐고 제 쪽으로 돌렸다.
“이 손 치워. 손목 날아가는 꼴 보기 싫다면.”
“아하. 역시 고분고분한 맛은 없군, 내 요괴 신부는.”
“하, 인간 주제에 감히 그런 걸 기대했느냐?”
“뭐, 기대도 했지. 교접이라도 하면 이 성격이 조금은 얌전해지려나.”
표지 일러스트 : 수홍
제목 타이포 : 스튜디오 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