Contents
결혼을 앞둔 남자가 갑자기 파혼을 선언했을 때,
예주는 더 이상 사랑 같은 건 믿지 않기로 했다.
그 사람 하나 때문에 인생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니까.
그런데, 똥차 가고 벤츠 온다는 공식은 어디 갔는지
하필이면 밉살스러운 회사 후배 조시학과 얽힐 줄이야.
“아침에 눈 뜨니까 안 보이던데. 언제 가신 거예요?”
반쯤 정신이 나갔던 하룻밤 실수로 덮어버리려 했지만,
이 남자, 그게 첫경험이었으니 책임을 지란다.
첫경험이었던 건 이쪽도 마찬가진데!
“그래서. 뭘 어떻게 책임을 지라는 건데요? 미리 말해두는데 난 사내 연애할 생각은 없어요. 아니, 사내 연애고 그냥 연애고 다 싫다고.”
“저도 연애할 생각은 없습니다.”
“그럼 뭘 하자는 건데요?”
“연애할 생각 없는 사람들끼리 즐기자는 거죠. 대리님도 꽤 좋아했던 것 같은데. 그럼 한 번 더 자보든가요.”
“뭐라고요?”
“그땐 취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 하시니까 맨정신에 자보자고요. 그러고 나서도 아니라고 하면 그땐 제가 깨끗하게 물러날게요.”
말 같지도 않은 소리에 오기가 생긴 건지,
지나치게 자신만만해 보이는 저 남자의 콧대를 꺾고 싶었던 건지.
시학의 도발에 넘어간 예주는 또 한 번의 미친 짓을 감행하고,
“자고 나니까 할 마음이 들었어요? 내가 좀 잘하긴 했죠?”
공사 구분 확실한 파트너 관계란 이중 생활을 시작하는데……